기록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jiyoung.park 2023. 8. 29. 10:20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 노희경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은 늙을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생각이 편견인 것을 직시하고, 늘 남의 말에 귀 기울일 것. 자기 생각이 옳다고 하는 순간, 늙고 있음을 알아챌 것.

 

[10년 후 다시, 그 뒤의 이야기]
앞의 글을 읽는데 식은땀이 난다. 내가 십 년 전 이렇게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 싶어, 입 안마저 바싹 탄다. 이 글이 인터넷에 떠돌며 내가 가르친 학생(후배라고 해야 맞다)들이 읽고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 싶은 게, 책을 내는 이 마당에

이 글을 확 지우고 단 한 번도 이런 말을 한 적 없다고 시침을 떼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그래선 안 되겠단 생각이 든다. 사람은 누구나 어리석게 생각할 때가 있고, 세월이 흘러서 혹은 새로운 경험이 생겨서 그것이 어리석었다고 깨달을 때가 있고, 나도 그랬다고 말하는 게 중요한 일이겠다 싶다.

나는 요즘 드라마는 반드시 가벼워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가벼운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앞의 글을 쓸 당시, 가벼움을 깊이 없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가벼움에 반대말은 무거움이요, 깊이의 반대말은 얕다인데, 가벼움의 반대말을 깊다라고 착각하고 무거움과 깊다를 동의어로 착각해서 벌어진 헤프닝이다. 

 

그러나, 철이 들며 알아가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그 누구도, 친구 아니라 부모와 형제도
나 자신만큼 소중할 순 없고, 
목숨을 담보로, 재물을 담보로,
그 어떤 것을 담보로 의리를 요구하는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
늘 친구의 편에 선다는 것이 반드시 옳진 않다.
주고도 바라진 않기란 참으로 힘이 들다.
살다 보면 친구를 외롭고 괴롭게 버려둘 때가
허다하게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되는 것이 친구다.

친구가 꼭 필요하냐는 질문에도 전과는 생각이 다릅니다. 전엔 반드시 친구는 필요하다 느꼈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갈 수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후기 


10년 전에 읽을 때와 요즘 다시 읽어 보았을 때 감명 깊은 구절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지나간 연인에게 상처를 받았다거나 상처를 주었던 죄책감에 사로잡힌 나에게 위로를 주었던 그 책이 이제 또 다른 구절들로 내게 깨달음과 위로를 주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너무 좋은 부분은 자기 잘못(실수)을 드러내고 인정하고 정정하는 부분이다. 
내가 가장 약한 부분이라서 그런지 그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그렇게 멋져보일 수 없다. 나도 그런 멋진 어른이 되어야지.


후기 2 (feat. 유익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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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노희경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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