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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최은영

by jiyoung.park 2023. 9. 28.

[쇼코의 미소]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 최은영

 

p.116

할머니는 일생 동안 인색하고 무정한 사람이었고, 그런 태도로 답답한 인생을 버텨냈다. 엄마는 그런 할머니를 이해하지 못했고, 그런 태도를 경멸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난 뒤 그 무정함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상대의 고통을 같이 나눠질 수 없다면, 상대의 삶을 일정 부분 같이 살아낼 용기도 없다면 어설픈 애정보다는 무정함을 택하는 것이 나았다. 그게 할머니의 방식이었다.

 

p.128

이십대 초반에 엄마는 삶의 어느 지점에서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에 만난 인연들처럼 솔직하고 정직하게 대할 있는 얼굴들이 아직도 엄마의 인생에 많이 남아 있으리라고 막연하게 기대했다. 하지만 어떤 인연도 잃어버린 인연을 대체해줄 없었다.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의외로 생의 초반에 나타났다. 어느 시점이 되니 어린 시절에는 비교적 쉽게 진입할 있었던 관계의 장조차도 제대로 넘기지 못했다. 사람들은 약속이나 듯이 생의 시점에서 마음의 빗장을 닫아걸었다. 그리고 빗장 바깥에서 서로에게 절대로 상처를 입히지 않을 사람들을 만나 같이 계를 하고 부부 동반 여행을 가고 등산을 했다. 스무 때로는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을 주고받으면서. 그때는 모르지 않았느냐고 이야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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